바로 어제, 우리 공군 전투기가 민간을 폭격하는 초유의 전투기 오폭 사고가 발생했다. 훈련 중인 공군 전투기의 오폭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.
지난 6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한·미 연합훈련 중 발생한 이번 전투기 오폭 사고는 군사분계선(MDL)에서 불과 30㎞ 남짓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. 자칫하면 남북 간의 우발적 충돌까지 벌어질 수 있었던 상황.
이날 오전 경기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 일대에서 실시된 한·미 연합훈련에 참가한 한국 공군의 KF-16에서 공대지 폭탄 MK-82 8발이 포천 일동면 노곡리 민가에 잘못 투하돼 민간인 5명과 군인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.
공군은 조종사가 비행 준비 과정에서 잘못된 좌표를 입력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.
폭탄이 떨어진 지점은 MDL에서 불과 약 30㎞ 떨어진 지점이었다. 미국 뉴욕타임스(NYT)도 이날 관련 소식을 전하며 "낙탄 지점은 북한의 중무장한 국경에서 약 20마일(30㎞) 떨어져 있었다"라고 지적했다.
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중앙일보에 "고속으로 움직이는 전투기에서 좌표 실수가 발생했다면 만일의 가능성이지만 군사분계선 북쪽에 포탄이 떨어져 북한이 이를 공격으로 간주하고 즉각 대응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"라며 "특히 한·미 연합훈련 중 한국이 전례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한국군의 역량에 대한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"라고 말했다.
사고 당시 CCTV 영상을 보면 이동 중인 포터 트럭 한 대가 향하는 쪽에 폭탄으로 보이는 물체가 떨어졌다.
순식간에 주변은 화염과 연기로 뒤덮였고, 폭발로 인한 잔해가 흩어지며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. 강력한 폭발로 인해 나무가 꺾이고, 주행하던 포터가 파손된 상태로 멈춰 선 장면도 담겼다.
군 당국은 사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앞으로 소총 사격을 포함한 실사격 훈련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. 다만 오는 10일부터 예정된 자유의 방패(FS) 연습은 정상 진행한다.
또 공군에 사고대책본부를 만들어 사고 원인과 피해, 배상 및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.